사실 난 사회복지 현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대학생 때 1년 남짓 한 다문화 가정 한국어봉사와 일주일 (50시간) 지체성인들을 돌봄 봉사를 했던게 전부다. 학교에서 1년정도 근무한 적이 있었지만 꽉막힌 조직생활에 숨이 막혀 1년만에 그만두었고 그 이후로 대기업에 입사하여 현재 9년차 접어들고 있다.
사실 대기업에 입사를 하고도 가끔 성희롱을 당한적은 있었으나 그것마저 과거 얘기다. 최근에는 없었으며 온라인에서 종종 보던 중소기업의 고충이나 내가 10년전 학교에서 마치 공기속의 산소처럼 당연한듯 느껴지고 행해지는 불합리함 같은 건 없었다. 그 고충이라 함은 대표적으로 여자가 커피를 타거나 손님이 오면 차는 당연히 여자가 내야한다거나, 탕비실은 마치 여성의 전유물인듯 한 그런거. 저런 얘기를 들으면 아직도 저런 곳이 있나 싶었다. 하지만 이는 나에게만, 대기업 또는 일부 성감수성이 뛰어난 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상위 몇% 직장인에게만 해당되었던 것 같다. 여기가 온실인건지 거기가 지옥인건지 모르겠지만 어느 한쪽이 비정상인것은 분명했다. 그것도 냉온탕의 격차가 심한.
대학원 수업을 하며 전기 입학생과 후기 입학생 중 사회복지현장에 없는 사람은 나 포함 2명밖에 없었다. 모두 사회복지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이었다. 자연스레 토론과 의견이 오가는 대학원 수업에서 다양한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처우와 업무 환경을 들을 수 있었고 그들에게는 당연한듯한 업무환경이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마치 저런 일이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스타벅스'를 가자고 하는 내 앞에서 '다방'을 가야지 라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 같은 느낌이랄까.
사회복지를 한다는 사람들이 모인 업계에서 사회복지사는 정작 본인의 복지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으며 최소임금을 겨우 받고 일을 하는건 다반사고 업계에서 선망을 산다는 업계조차 불합리한점 투성이었다. (그들은 불합리 하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업계에서 탑인 회사는 탑인 이유가 별게 없었다. 연봉수준이 다른 회사보다는 조금 더 높다는 조건정도. 그러나 그마저도 '그 업계에서는 많은 편!' 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마치 10년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 같았다. 나보다 먼저 입학한 사기업에 다니고 있는 선생님과 대화를 할 일이 있어서 의견을 나누는데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선생님은 이 길이 과연 맞는 길인지 휴학을 해야하나, 다시 새로운 진로를 탐색해야하나 진지한 고민까지 하고 계셨다.
사회복지대나무 숲을 보았다. 정말 엉망징창이었다. 물론 대나무 숲이라 더 노골적이고 적날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대나무 숲인 '블라인드'(익명 앱, 대표적으로 땅콩 회항 사건도 여기앱에 거론되어 언론에 점화되었다)에서 기본적인 상식문제로 불만이라는 글이 올라오는 경우는 잘 없다. 말 그대로 기본적인 것이라 어디서 부터 어떻게 잘못되었다고 설명하기도 힘들다.
앞으로 이 길을 공부하고 걸어가야하는 입장에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바꾸어야 할 것이 많은 곳이라 내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또 다른생각은 지옥을 걸어가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대충 때워야 하나. 다행히 아직까지는 첫 번째 생각이 더 강해 열심히 학업을 이어갈 생각이다.
대학원 수업을 하며 사회복지 지식과 사회복지 현장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같은 경우 사회복지 종사자가 주변에 없어 수업이 아니면 종사자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
덧붙여, 사회복지 현장에서 많은 고생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 불합리한 처우는 당연한게 아니니 좀 더 소리모아 힘을 냈으면 좋겠다. 물론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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